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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반대합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05 동기를 중시하는 시각: 이마누엘 칸트

본문

05

WHAT MATTERS IS THE MOTIVE:

IMMANUEL KANT

 

 당신이 보편적 인권을 믿는다면 공리주의자는 아닐 것이다. 모든 인간이 그가 누구든, 어디에 살든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면, 단순히 집단적 행복의 도구로 취급되는 것은 옳지 않다(‘행복한 도시’를 위해 지하실에서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아이의 이야기를 기억하라).

 인간에 대한 존중이 장기적으로는 공리의 극대화를 가져온다는 이유로 인권을 옹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존중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비난하더라도, 전체 공리가 줄었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과, 그런 행위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아이에게 부당한 처사라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다르다.

 인간의 권리가 공리에 좌우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권리의 도덕적 근거는 무엇일까? 자유지상주의자들의 대답은 이렇다. 그들은 자기 소유권이라는 기본권이 침해될지 모르기 때문에, 개인은 타인의 복지에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내 생명, 내 노동, 나라는 인간은 오직 내게만 오롯이 속하며, 사회가 그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제껏 살펴보았듯이, 자기 소유라는 개념을 일괄되게 적용해 보면, 열렬한 자유지상주의자들만이 찬성할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즉 낙오자들을 보호할 안전장치가 없는 간섭받지 않는 시장,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동선을 장려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수단이 배제된 최소 국가, 합의를 완벽한 행위로 칭송하여 스스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합의한 식인 행위나 노예 매매 등)마저 인정하는 사고방식이다.

 소유권과 제한된 정부를 지지했던 영국의 위대한 이론가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조차 제한 없는 자기 소유 권리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는 자기 생명과 자유를 자기 마음대로 처리해도 좋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하지만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주장하는 로크의 이론은 하느님을 끌어들이는 탓에, 종교의 논리에서 벗어나 권리의 도덕적 근거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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